'괴담/공포/도시전설'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19.03.05 호랑이 소리
  2. 2018.10.01 굶어죽는 개 2
  3. 2018.10.01 가난한 부부 3
  4. 2018.10.01 CIA의 실험 2
  5. 2018.10.01 고양이 소리 4
  6. 2018.10.01 근 미래의 어느 시기 2
  7. 2018.10.01 미래를 보는 소년 6
  8. 2018.10.01 쌍둥이 4
  9. 2018.10.01 심야의 방송 3
  10. 2018.08.18 전화번호 4

실화. 40년도 더 된 이야기.


여고를 졸업하자마자 시골에서 상경한 A는 OO공단의 한 큰 공장에서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2교대로 돌아가는 일은 무척이나 바쁘고 힘들었지만 사람들도 다들 좋고, 큰 공장이라 기숙사까지 지원되어 생활비가 절약된다는 점은 좋았다. 무엇보다 자기 힘으로 돈을 벌어 집에 부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고향으로 부치는 얼마간의 돈은 집안살림에도 큰 도움이 될테고, 어린 동생들의 학자금도 될테니까. 그리고 그런 사정은 다들 비슷해서, 함께 기숙사에서 지내는 언니들의 사연을 듣노라면 눈물도 나고 공감도 되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힘을 내곤 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같은 방을 쓰게 된 B 언니는 고향에 있는 막내동생 같다며 A를 무척이나 아꼈는데, 조금 푼수끼가 있어서 연차에 비해 실수도 잦고 건성건성인데다 근무 중에 자주 졸기까지 해 라인장에게 자주 혼나는 편이었지만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A가 공장 일도 조금 익숙해졌고 생산라인의 여러 업무에도 숙련되어 가던 어느 날 늦은 오후의 일이다. 


점심 식사를 조금 과하게 먹은 탓인지 조금 노곤함을 느끼던 A는 무척 기이한 소리를 들었다.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온 공장 안에 크게 울려퍼진 무서운 소리. 아득하게 멀고도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전신을 얼어붙게 만드는 어떤 섬뜩한 비명. 그리고 그 목소리는 어딘가 익숙했다. 불안감이 온 몸을 휘감는 가운데, 갑자기 모든 생산 라인이 멈추고 빨간 싸이렌이 울렸다.


잠시 후 몇 명의 관리 직원들이 당황하며 어디론가 뛰어 들어갔고, 반대로 안쪽 생산라인에 있던 다른 언니들이 반쯤 이성을 잃은 듯한 무서운 표정으로 엉엉 울며 뛰어 나왔다. 


무언가 큰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그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던 가운데, 안쪽 라인에 있다가 울며 뛰어 나온 누군가가 발을 동동 구르며 다가오더니 A의 손을 잡았다. 당혹감에 무어라 말도 제대로 못하며 그저 그녀는 


"어떻게 해, 어떻게 해!"


하고 외칠 따름이었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B언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A는 불안함과 걱정에 이미 눈물을 터뜨리며 안을 향해 뛰었다.


그러나 A는 옆 생산동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현장 통제를 맡은 다른 관리직 사원에게 제지를 당했다. 그저 살짝 열린 문 틈으로 바닥에 쓰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는 누군가의 실루엣만을 얼핏 보았을 따름이었다.


곧 구급차가 도착했고 역시나 다친 사람은 B였다. 그녀가 들것에 실려 급하게 실려나간 가운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A는 물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말했다.


"B가 안전두건을 깜박했다가 머리카락이 기계에 말렸는데, 기계가 억세서 그런지 머릿가죽이 통째로 뜯겨버렸어"


A가 들은 '호랑이 소리'는 사람의 머릿가죽이 통째로 뜯겨나갈 때의 비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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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술가가, 아사 직전의 개를 전시장에 묶어놓고 "굶어죽는 개" 라는 작품명을 붙였다. 게다가 실제로 물이나 사료조차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라는 멘트도 곁들였다.

개를 굶기는 것도 모자라서, 그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예술가의 발언에 대해 사람들은 격분했다. 

인터넷에서는 그 예술가에 대해 온갖 사이버 테러가 자행됐고, 표현의 자유와 동물학대의 여론 속에서, 시민 단체나 언론도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 반응을 본 예술가는 추가 발언을 남겼다. 

"제 전시에 사용되는 개는 보건소에서 살처분 될 개입니다. 만약 정말로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다음 날, 전시가 열리자마자 전시회장은 이미 개장 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머리띠를 하고 피켓을 든 시위 단체들은 물론, 화제성에 의해 몰려든 일반인, 그리고 그들을 찍는 촬영 인파까지. 

수백 명이 넘는 이들이 모이자 전시장 측은 평소보다 다소 빨리 오픈을 했고, 그들은 모두 빠른 걸음으로 "굶어죽는 개"의 전시 앞으로 몰려들었다. 힘없이 묶여있던 개를 보며 사람들은 새삼스레 흥분했지만, 그 개의 아래에는 작은 안내 문구가 쓰여있었다.

[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

그러나 막상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은 아무도 없던 가운데, 한 노부인이 씩씩하게 손을 들었다.

"제가 이 개를 맡아 기르고 싶습니다"

그러자 이번 전시를 개최한 예술가가 홀연히 나타나 그 개를 묶어둔 기둥에서 풀어 줄을 노부인에게 쥐어주고는 다시 사라졌다.

개를 건내받은 할머니가 "이제 괜찮단다 아가야" 하며 개의 머리를 쓰다듬자, 자연스럽게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 직후, 예술가는 갑자기 또 안쪽에서 나타나더니 새로운 개를 기둥에 묶어놓았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며 묻자, 예술가는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오늘은 10마리를 데려왔습니다. 이제 9마리 남았네요" 하며 대답했다. 사람들은 아연했지만, 한번 생긴 흐름은 변하지 않고 차례차례 손을 드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제가 맡아 기르겠습니다" 하며 앞다투어 손을 들었고, 그렇게 기계적으로 9번의 추가적인 전달과 함께 그날의 전시는 종료됐다. 

언론에서는 또 한번 대화제가 되었고 국민들도 그 미담에 미소를 지었다. 예술가는 그 이후, 전시가 열리는 한달 내내 적극적으로 전시를 실시했지만 

"굶어죽는 개"는 결국 완성되지 못했다. 아무리 개를 매일 10마리 20마리씩 준비해도, 자원자들이 나타나 데려갔기 때문이었다. 언론에서도 일대 붐이 일어났다. 또 새로운 소문이 등장했다.

[ 어쩌면 예술가는 살처분 되는 개들을 구하기 위해 이 예술을 시작한 것이 아닐까 ]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예술가는 갑자기 전시를 종료했다. 엄청난 붐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한 기자가 물었다.

"소문에 따르면 살처분 될 예정인 개들을 구하기 위해 이 전시를 개최한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만, 사실인가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게 목적이라면 전시를 갑자기 중단할 이유가 없지요"
"그럼 무엇 때문에 전시를 했고, 왜 갑자기 전시를 중단하는 건가요?"
"그건 곧 아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준비는 이제 다 끝났으므로 전시를 중단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앞으로의 행사를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는 끝났다.

예술가의 수수께끼 발언을 잠시 화제가 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딱히 뭔가 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기에 곧 잊혀졌다.

그리고 몇 달 후,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공원에 마르고 쇠약해진 개들이 속속 방치되기 시작했다.

[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 

라는 팻말과 함께. 당장은 유행과 위선의 마음으로 손을 들었던 사람 중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겨우 몇 달이 지나자 마음이 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한 끝에 그들이 생각한 것은 예술가의 그것과 같은 방법이었다. 직접 버리거나, 보건소에 데려가는 것보다는 그것이 나은 방법이었으니까. 

진짜 나쁜 것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도움을 주지 않고 바라만 본 놈들이었으니까.

그렇게 "굶어죽는 개"는 완성됐다.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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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부부가 흉가로 이사를 했다. 


모두가 말렸고, 심지어 부동산에서조차 손을 내저였지만 어렵게 구한 남편의 새 직장과도 거리가 가까웠고, 애시당초 그 집이 아니라면 그 돈으로 둘이 그만한 살 집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둘은 기뻤다.


하지만 과연 소문의 흉가. 이사 1년 후, 여자는 점점 눈이 나빠지더니 결국 실명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밤이 되면 유령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나 두려웠지만, 남편은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 주었고 그래서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이사 2년이 되던 해. 그녀는 갑자기 남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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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과 오컬트에 대한 관심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 

소련의 초능력자 훈련에 관한 첩보를 얻은 미국 역시 CIA를 통해 초능력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인간의 투시나 미래 예측 능력 등을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었던 것이다.

때는 1985년, CIA의 초능력에 대한 1차 연구결과가 놀랍게도 '활용 가능성 있음'으로 보고된 그 어느 무렵...

미래 예측과 예언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초능력자들을 통해 "100년 후의 최신무기 설계도 투시"라는, 지금으로선 황당할 수도 있는 실험이 이뤄졌고, 수차례의 교차검증을 통해 가장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12명의 초능력자가 개별적인 투시실험을 반복한 결과 나온 결과는...

놀랍게도 원시적인 '석궁'의 설계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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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의 남자는 옆 집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소리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밤이면 울려펴지는 고양이 발정기 특유의 그 아기 울음소리 같은 왱알거림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과거 고양이를 키웠던 경험이 있기에 어지간하면 참으려 했지만, 2주일이 넘게 시달리자 이윽고 이성을 잃고 옆 집의 문을 두드렸다.


한참 후에야 섬뜩할 정도의 새하얀 얼굴로 문을 연 옆집의 여자를 보며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이 집의 고양이 때문에 아주 밤마다 잠을 못 자겠어요, 중성화 수술이라도 시키세요" 하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여자는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고양이를 못 키워요" 하는 퉁명스러운 대답과 함께 문을 쾅하게 닫아버렸다.


그리고 남자는 문이 닫히기 직전, 보고야 말았다. 그 방 안에 아기가 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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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기술발전이 이뤄진 근 미래의 어느 시기. 자신의 뇌를 온라인으로 업로드 한 후 사실상의 영생을 얻게된 수술을 실시한 한 부자.


가족들은 그가 지금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을지 기대하며 그와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여보?"


그러자 곧 그 목소리를 이해한 합성 보이스가 크게 울려 펴졌습니다.


"살려줘! 꺼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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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된 이야기다. 

학창시절, 집과 방향이 같았던 친구 A와 함께 수다를 떨며 매일 학교에서 집까지 함께 왔다. 

나    "다음 주 시험 말인데, 내일 같이 공부하자"
친구 "난 내일 드래곤 퀘스트1 발매일이라서 학교 땡땡이 칠 생각이야"
나    "너는 매일 밤새 게임을 하는데 어떻게 맨날 성적이 그렇게 좋아? 천재인가?"
친구 "나 사실은 미래 예지 능력이 있거든. 그래서 시험 따위 내용을 다 아는걸"
나    "야, 그런 능력이 있으면 말이야, 나같으면 경마로 떼돈 벌겠다"
친구 "하하, 농담이야"
나    "어쨌든 넌 대단해"

그 다음 주 시험에서 친구는 만점을 받았다. 얼마 전에서야 그 진실을 깨달았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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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촬영 등으로 유명해진, 정말 인형처럼 똑같이 생긴 일란성 미소녀 쌍둥이 소녀가 납치되었다. 


범인은 쌍둥이의 눈과 입을 막았다. 그리고 범인은 언니의 귓가에 헬륨을 마신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면 동생을 죽일거야"


또 범인은 여동생의 귓가에 헬륨을 마신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면 언니를 죽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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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24시간 방송이 보편화 되어 있지만, 내가 지방의 한 작은 방송국에서 일할 때만 해도 심야시간 방송이 끝나면 방송 송출이 끝나고 지지직 거리는 화면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시간 내내 방송국이 노는 것은 아니고,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나 비상상황에서의 속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철야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었다.

당시 나와 선배는 바로 그 '비상대기조'로서 한가롭게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우리는 너무 무료했던 나머지, 선배가 마침 구입했던 AV라도 함께 보자며 제안을 해왔다. 그래서 방송국 장비로 그 영상을 신나게 보고 있었는데...

AV를 재생한지 채 15분도 지나지 않아 방송국이 뒤집혔다. 

우리들만 봤어야 하는 영상이, 어처구니 없게도 실제 방송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수십 통의 항의전화가 방송국으로 걸려왔고 그 결과 나와 선배는 중대 문책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도 놀랍고도 무서운 것은,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그 지지직 거리는 화면을 켜놓고 보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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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귀가 도중, 나는 갑자기 배가 아파서 중간 역에서 내려 화장실로 달려갔다.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은 순간, 운 좋게 비어있던 칸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는 엄청난 해방감에 젖어들었다. 정말 간발의 차였다.

아직 남아있는 잔변감을 처리하기 위해 두 번째의 파동을 기다리던 도중, 화장실 벽의 낙서들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욕설부터 꽤 공을 들인 것 같은 만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한쪽에 조금 눈길이 가는 낙서를 발견했다. 그것은 문 옆에 쓰인 한 전화번호였다. 그 아래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발신금지! 걸면 후회할거야" 

흔한 장난이지만, 꽤 진지한 글씨로 쓰여 있었다. 보통 때였다면 절대 걸 리가 없겠지만, 나는 엄청난 해방감 덕분에 조금은 과도하게 기분이 업 되어 있었어 발신자 표시가 되지 않게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옆 칸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라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얼른 대충 뒷처리를 마무리하고 허둥지둥 칸에서 나왔다.

민망하기도 하고 정말 기분 나쁜 장난이구나 싶어서 나와서는 벨소리가 울린 옆 칸을 바라보니, 바닥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 이거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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