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이나 도시전설 관련하여 검색을 하다보면 종종 '도시괴담'이라는 의미불명의 단어를 사용하는 케이스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문맥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아마도 도시전설(Urban legend)이라는 단어를 유통과정에서(?) 괴담과 살짝 혼동하신 분들이 오용을 하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도시전설이라는 단어가 사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는 아닌데다가, 보통 괴담이나 오컬트, 도시전설을 다루는 커뮤니티나 블로그의 경우 그 모두를 함께 다루기 때문에 더더욱 혼동하기 쉬워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도시전설이란?

(단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견이 존재합니다만) 도시전설(urban legend / contemporary legend)은 미국의 민속학자 리처드 도슨이 1968년을 전후하여 사용한 용어로, 대중에게는 유타대 영문학 교수 헤럴드 버나드의 저서 <The Vanishing Hitchhiker : American Urban Legends & They>를 통해 1981년 처음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신화나 전승이 아닌, 산업화 이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뜬소문이나 검증되지 않은 믿음, 일종의 현대전설을 뜻하는 단어로, 전설이나 신화가 꼭 원시시대나 고전 시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그 이야기에 대한 배경 등을 통해 해당 시기의 사회상이나 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문예지나 논문에서 사용하는 학술용어에 가깝습니다만, 언제부터인가 서브컬쳐 장르를 통하여 한정적으로나마 알려지기는 했습니다. 

도시전설은 많은 경우 미스터리, 공포, 호러 스토리 등의 장르적 형태를 띄고 있으며 개중에는 유머러스함이나 충격적인 요소, 사회고발이나 범죄에 대한 경고적 의미를 함께 가진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그 특성상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창작 괴담과도 곧잘 혼동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귀신 이야기나 창작 괴담과 살짝 구분되는 부분은(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만)…

1.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한 황당무개한 이야기가 아니라 주로 현실에 있을 법한 배경이나 요소를 차용하여 이야기가 전개.
2. 누가 들어도 현실이 아님이 분명한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의외로 진지하게 믿는 이들이 제법 있음. 
3. (경우에 따라) 프로파간다나 어떠한 메세지가 숨어있는 경우가 있음. 

의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그 예로는 

>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 선인장의 전자파 흡수 효과
> 일제의 쇠말뚝
 
등이 있습니다. 특히 3번의 특성과 나열한 리스트 중 일부를 대조해보면 더욱 의미심장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 전기절약 
> 선인장의 전자파 흡수 효과 : 지나친 전자제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 고조 
> 일제의 쇠말뚝 : 반일감정 고조, (일제입장에선) 한국인들의 저항의지 저하 

또한 단순히 도시전설로만 소문이 돌던 어떠한 사건들이 아주 드물지만 종종 실제 사건으로 밝혀지기도 하고, 범죄에 대한 도시전설의 경우 경각심을 고조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갖기도 합니다. (그것이 지나쳐 때로는 과도한 공포심이나 행정력 낭비를 부르는 케이스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어쨌든 '도시괴담'이라는 출처불명의 단어는 돌고 돌아 어느새 한국에서는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넷플릭스에서는 동명의 드라마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 

광고는 아닙니다. (.....) 검색하다보니 이런 것도 나오더라구요. 편당 10분도 안되는 러닝타임이라 가볍게 보긴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도시전설 자체가, 사람들의 구전을 통해 퍼지는 것인만큼 한국에서 '도시전설'이 괴담과 섞여 어느새 '도시괴담'이라는 단어로 변하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적어도 언론사, 기자라면 조금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운 케이스도 보이긴 합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3/2017032302746.html

 

알고 보면 실화인 '도시 괴담' 7가지

‘이거 실화야? 응’ 당연히 ‘도시괴담’인줄 알았는데 실화인 이야기들이 가끔 있다. 마치 거짓말 같은 사건들을 모은 유튜브 동영상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어떤 사건들이 소개됐는지

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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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슈가 흑당밀크티

버블티, 밀크티 등에 들어가는 말랑한 젤리 식감의 타피오카. 이미 몇 년 전 한국에서도 밀크티 브랜드 '공차'의 대흥행이 있었고, 최근 대만 브랜드 '타이거 슈가'의 히트를 기점으로 온갖 음료 브랜드에서도 경쟁적으로 버블티 메뉴를 내놓는 등, 다시 한번 버블티 열풍이 전국적으로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 최근 일본에서도 소위 '타피오카 붐'이 불고 있습니다. 타피오카가 들어가는 버블티 등의 음료가 더운 여름을 맞아 대유행 중인데, 이에 관해 재미나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일본 SNS에서 "타피오카 붐이 불면 주가가 폭락한다" 라는 흥미로운 '썰'이 돌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로 타피오카 붐이 불면 주가가 폭락했는가

 

실제로 과거 일본에서 타피오카 붐이 몰아친 두 시기, 즉 1992년과 2008년에는 놀랍게도 일본 주가가 어마어마한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타피오카 붐과 일본주가

일본에서 처음 타피오카 붐이 일어난 것은 1992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블경제가 무너진 시기로, 확실히 그 이후에도 꽤나 큰 침체를 겪은 시기입니다. 또 이후 2008년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으로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전 세계적인 주가폭락이 발생했었죠.  

 

즉, 타피오카 붐이 불면, 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둘에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물론 당연히 실제 타피오카와 주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사실 1992년의 경우 이미 버블이 터진 이후로, 그 이후로도 주가는 한없이 추락하긴 했습니다만 이미 그 시기에도 주가는 폭락 중이었고 2008년의 경우도 서브프라임 사태의 후폭풍일 뿐, 타피오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타피오카를 먹으면 주가가 폭락한다' 가 과학적 사실로 입증된다면 몇몇 정부는 타피오카 섭취 금지법을 제정하고도 남겠지요. (…)

 

다만 일본의 경제계에는 이와 유사한 재미나는 속설이 하나 존재하는데, 그것은 여름하락장(夏枯れ相場)으로 8월에 평균적으로 주식 거래량이 감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 현상입니다. 분명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채로, 흔히 "8월은 여름 휴가 및 명절로 인해 주식하는 이들이 거래를 덜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감소한다" 하고 말을 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또 그 이외에도 '주식은 화요일에 사서 금요일에 팔아라' 말도 있습니다. 보통 각국 정부나 기관은 경제에 부정적인 뉴스를 발표할 때 가급적이면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장이 열려지 않는 주말에 발표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월요일에 주식이 폭락하는 경우가 많아 그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화요일에 주식을 사서 역시 금요일에 파는 것이 이익"이라는, 속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역시 어디까지나 경험칙에 의한 속설일 뿐입니다.

 

 

경험칙과 학습효과

 

그것이 실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든 아니든, 반복하여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어느 정도 그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이른바 징크스입니다. 

 

만약 빨간 옷을 입었을 때마다 그때 산 주식은 쭉쭉 올라가고, 파란 옷을 입었을 때 산 주식은 모조리 폭락한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는 주식을 살 때는 일부러라도 빨간 옷을 즐겨 입게 되겠죠. 또 깜박하고 파란 옷을 입고 산 주식이 있다면 곧 폭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될 테구요.

 

실제로 그 비슷한 사례로 '인기 여자 연예인이 결혼을 하면 주가가 폭락한다' 라는 유명한 속설이 있었습니다. 2015년 인기배우 호라키타 마키, 후키이시 카즈에의 결혼 때 주가가 크게 폭락했고, 이후 2016년의 키타카와 케이코의 결혼 시기 때에도 주가가 폭락하여 그 주장이 꽤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징크스를 신봉하는 경우, 경험에 따라 여자 연예인의 결혼소식이 들리면 주식을 들고 있다가도 미리 팔아버리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겠지요.

 

그러나 역시 비과학적 징크스는 깨지기 마련입니다. 2017년 인기 배우 사사키 노조미, 아오이 유우 결혼 때에는 두 번 다 오히려 주가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그러겠지' 하는 생각으로 주식을 미리 팔아버렸다면 눈 앞에서 큰 돈을 버린 셈입니다.

 

또 실제로 상관관계가 있는, 높은 사건일지라도 반복되다 보면 그 영향력은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법입니다. 예전에는 북한의 군사도발이나 강경발언 때마다 우리나라 주식도 크게 출렁였습니다만, 최근에는 그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실제로 무력충돌이 일어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데다, 호들갑 떨며 주식을 팔았더니 금방 회복되어 오히려 큰 손해를 입은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대응을 안 했다가는 그 역의 케이스로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타피오카와 주가폭락의 상관관계

 

종합하여, 당연히 그 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우연히 맞아떨어진 케이스도 고작 두 번에 불과합니다. 그 두 번의 경험이 워낙 혹독했던 일이라(버블붕괴, 리먼 사태) 유독 기억에 뚜렷하게 남았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상관관계 전혀 없는 오비이락에 불과합니다. 

 

다만, 만약 '이번에도'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타피오카 붐의 저주'는 의외의 공신력(?)을 갖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 미중 무역마찰, 중국의 홍콩 시위 무력진압(과 후폭풍), 중국-일본의 경기악화 등 쓸만한 재료들이 갖춰지고는 있으니까요. 정말 타피오카 붐이 불면 주가폭락이 오는가. 

 

그때까지 우리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타피오카 듬뿍 든 버블티만 맛있게 마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참고자료 

니혼게이자신문 [닛케이평균주가지수]

머니플러스 플래닝 기능사 - 후루타 타쿠야 [タピオカブームは本当に「株価暴落の前兆」なのか] 

올리브매거진 코리아 [바야흐로 흑당 버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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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지 시대에 널리 알려졌던, 지금도 유명한 반인반수의 요괴 중 하나로 '쿠단(件)'이 있습니다. 한자를 파해해보면 알 수 있듯이 소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인면우의 요괴인데, 이 쿠단이 나타나면 큰 재앙이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쿠단(件)은 소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요괴의 이름으로, 암수 한 쌍이 동시에 세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이 요괴는 태어난 직후 인간의 말로 무언가 흉사가 일어날 것을 예언하
고 죽는다. 그 예언은 100% 적중하며 그 예언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흉사를 예언한 반대 
성별의 쿠단을 찾아내어 그 반대되는 예언을 듣는 방법 밖에 없다. 

에도 시대에 비교적 자주 출몰해 기근이나 지진, 화산분화 등을 예언한 바 있다고 하며
마지막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은 제 2차 대전 발발 직전. 일본의 패망을 예언했다고 한다.
괴담천국 내 자세한 소개 - 쿠단 : http://newkoman.tistory.com/60

그러나 2018년 6월, 한 트위터의 일본 유저가 이 쿠단을 목격했다는 섬뜩한 내용의 4컷 만화를 올렸습니다. 

만화는 밤길에 우연히 만난 아이의 얼굴이 붙은 4족 보행생물을 보고 경악하며, 재앙을 예언하는 반인반수 괴물 쿠단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내용인데요...

그 만화가 업로드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서 지방에 진도 6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서일본에서는 이상호우 등 전국적 이상이변이 계속되어 "역시 그건 쿠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소문이 뒤를 이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요괴 목격 전설은 에도 말기 시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부분 진위를 짐작하기 우려운 시시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쿠단만큼은 메이지 시대를 거쳐 쇼와 시대에 이르기까지 목격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매우 드문 유형의 요괴입니다.


쿠단의 사진 중 가장 유명한 1909년의 건

몸은 단순한 소일 뿐이지만, 얼굴은 새하얗고 날카로운 눈매에 가지런한 치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 대해 진위여부를 검토한 내용이 당시 '나고야 신문'에 사진과 함께 실린 바 있습니다. 이를 현대어로 번역해보면...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인면우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899년, 히젠 지방의 고토 지방(지금의 나가사키현 고토시)의 한 암소가 낳은 것으로, 현재는 박제되어 나가사키 야히로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 

녀석은 생후 31일이 되던 날 "메이지 37년(1904년)에 일본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 예언은 적중했다. 그렇다. 쿠단이다.

녀석의 말대로 일본과 러시아는 전쟁을 벌였고, 그것이 바로 '러일전쟁'이며, 쿠단의 말대로 러일전쟁은 1904년에 발발, 1905년에 종전되었다.

이 예언의 이야기는 나고야 신문의 기사가 전부로, 신빙성을 따지기는 어렵겠지만 쿠단에 대한 전설을 파헤치는 데에는 귀중한 증언임에는 분명합니다.

저 글의 제목으로 나와있는 '선수토산(「選手土産」)'은 나고야 신문의 기이한 이야기 전문 코너로, 그 다음 날짜 신문에는 아이누 민족의 사진과 아이누인의 칼럼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다음의 날짜에는 또 '미야기 현의 한 마을에서 머리에 뿔이 나고 입이 찢어진 악마의 아이가 태어났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고...) 

여기까지만 들으면 역시나 흔한 오컬트를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이야기로 끝이 나겠지만...


1921년 블라디보스토크의 건

다음은 아사히 신문의 1921년 (다이쇼 10 년) 10월 15일자 기사입니다.  

'소와 인간의 혼혈괴물 '쿠단'이 우라시오(浦鹽) 지방에서 태어나 충격'이라는 기사입니다. 우라시오(浦鹽)는 당시의 일본이 지금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음차해 부르는 단어로,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인 거리가 있어서 많은 일본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의 정보가 일본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살장에서 죽인 소 자궁에서, 반인반수의 반우 소년이 태어나 구경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블라디보스토크 건의 경우, 수의사의 코멘트까지 게재된 부분입니다.

수의사는 그 모습을 본 후 "유전자 문제로 우선 인간과 소의 혼혈은 절대로 태어날 수 없다. 그리고 애초에 소는 기형아가 태어나기 쉬운 동물이며, 소의 기형이 우연히 인간의 혼혈로 보일 뿐"이라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확실히 소는 스트레스와 기후 변화에 민감한 동물이라 기형아가 태어나기도 쉬운 동물로, 그런 것이 역사 속에서 '쿠단'이라는 괴물로 불리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목격건을 비롯하여, 단순히 소의 기형일 뿐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목격담(예언 등) 등도 있어서, 여전히 일본의 오컬트 팬들에게 주목받는 요괴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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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심한 요통에 시달리던 남자는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 검사를 마친 의사는 엄중한 얼굴로 말했다. 

 "신경이 밀집된 곳에 음영이 비칩니다. 어쩌면 악성종양, 암일 수도 있습니다"

남자는 절망했고, 의사는 "수술이 잘못되면 하반신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하고 경고했다. 그런 공포 속에서 얼마 후, 수술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의사가 환부를 절개하자마자 "푸슈슈"하는 소리와 함께, 음영이 비치던 곳에는 그 어떤 종양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주 깨끗했다. 

의사는 다시 환부를 그대로 덮었고, 남자 역시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요통에서 드디어 해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의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요통에 시달리던 남자는 종종 주사기로 진통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 주사기 속에 공기가 들어있었고, 그 결과 그 기포는 신경이 밀집된 곳에 들어가 신경을 압박했고 남자를 더욱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만성화되어 이런 통증을 유빌한 것이다"

라고. 이런 케이스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학회에 보고를 할 것이라고 의사는 말했다. 남자는 어쨌든 자신을 괴롭히던 요통에서 해방되어 그저 기쁠 따름이었다. 

일본에서 모 방송인이 TV에 나와서 언급한, 자신이 오랫동안 시달린 요통에서 해방된 이야기, 라고 하는데…

얼핏 생각해보면 그런가, 좋은 이야기구나. 싶은 해피엔딩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공기는 방사선에 음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면, 그것은 어쩌면 의사가 자신의 오진을 인정하는 대신 환자에게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적당히 그럴 듯 하게 설명한 것일 뿐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오진이나 의료 과실을 감추고 싶어서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환자를 적당히 기만하고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받는 의사와 병원… 어쩌면 이것은 현실에 가장 가까운 악몽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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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패색이 짙어가던 세계 2차대전 말기. 히틀러는 연설에서 "라스트 바탈리온(최후의 부대)"라는 것을 언급한다. 


"지금 전쟁에서 우리 독일이 비록 밀리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최후의 부대가 남아있다. 그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패망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었다. 히틀러의 선전 장관 괴벨스는 그에 한술 더 떠서 "약 25만명 규모의 야전 부대가 알프스에서 게릴라전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하며 독일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다.


그 정도 규모의 대부대가 산악 지역을 끼고 게릴라전을 펼치기 시작한다면 확실히 연합군에게 있어서는 악몽과도 같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은 뻔하기에, 연합군 사령부는 그 '라스트 바탈리온'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역시 그 부대는 실존하는 부대가 아니었고, 단지 전쟁 말기에 패색이 짙어가는 독일 국민들에게 거짓된 희망을 주고 연합군에게는 혼선을 주기 위한 기만술에 불과했다.  


다만…


전후에 독일 전쟁 기간 중의 인구 기록을 살펴보노라면 실제로 25만명 가까운 인구가 말 그대로 '증발'된 것처럼 공백이 발견되는데,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해도 25만명 가까운 인구가 별다른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나치 독일은 어쩌면 진짜로 '라스트 바탈리온'이라는 것을 준비했는지도 모른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들의 행방은 어떻게 된 것일까.


'라스트 바탈리온'은 실제로 전쟁 말기, 연합군 사령부에 상당한 혼선을 유발하였고, 전쟁이 끝나고도 UFO나 각종 신비한 괴담의 뒷배경으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UFO의 정체는 사실 나치의 라스트 바탈리온이 만들어낸 비밀 무기라는 식의 이야기로 말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인 차원의 이야기로, 25만명 규모의 대부대를 구성할 수 있었다면 그것을 비밀 부대로 어딘가에 숨겨두는 대신에 치열한 대전 말기의 전장으로 내보내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한 쓰임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상식 이하의 바보짓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전쟁터라는 곳이긴 합니다만)


이 도시전설에는 꽤 살이 많이 붙어서, 라스트 바탈리온은 알프스가 아니라 남미 어딘가, 혹은 남극이나 북극의 비밀기지 어딘가로 숨어들있다는 버전도 꽤 존재합니다만 역시 사실과는 먼 이야기입니다. 남극이나 북극에 그 정도 대규모 부대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현대의 미국조차 힘든 이야기이니까요. (다만 남미의 경우, 나치에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아르헨티나로 도망친 나치 부역자나 고위층이 꽤 있었다는 점에서 나온 이야기로 보입니다)


전쟁 말기,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치의 마지막 망상, 혹은 전쟁 내내 나치에게 시달렸던 연합군의 '나치에 대한 공포'가 마지막으로 그 형태를 갖추어 거짓말에 살을 붙여주고야만 도시전설이 바로 이 '라스트 바탈리온' 전설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비교적 성공적인 (전쟁 중의) 기만술'로서 기록될만한 하나의 예인지도 모르구요. 


그리고 물론 '사라진 25만명'에 대한 공식적인 증거기록은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정말로 전쟁 중에 25만명이 사라졌다 한들 국경이 수시로 바뀌던 전쟁 말기의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히 인구 집산 과정에서의 사소한 기준 차이가 유발한 착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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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세계 보건기구(WHO)의 데이터(8월 6일자)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961명에 달하며 환자는 1779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는 기니, 시에라 리온, 라이베리아와 나이지리아에 퍼져 있으며 WHO는 비상 사태를 선언하고 국제 사회의 하나된 대책을 요구했다.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에볼라지만, 이번에는 감염 규모가 커서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 때문에 당황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해외 사이트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에볼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들이 알려지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으로 어느 정도의 불안은 해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에볼라를 두려워 하는 이유는 많다. 하나는 특효약도,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고,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 90%라는 무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숙주는 독감과 같은 증상으로 고통 받고 2주도 지나지 않아 내장이나 온 몸의 구멍에서 피를 흘리고 죽기 때문.


세계의 미디어가 현재 아프리카 일부에서 발생하는 에볼라에 달려들어 소란과 불안을 부추기는 것도 문제다. 신문의 많은 제목들이 몬스터 감염체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고 세계적인 공중 보건의 악몽이 될 가능성을 노래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에볼라을 그다지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5가지 이유를 여기서 설명하겠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파멸은 좀 더 생각해보고 나서 걱정해도 늦지 않다.





1.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많은 바이러스는,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바이러스를 확산하여 공기 감염으로 숙주와 접촉한다. 또한 성공적인 감염체는 온도가 높아도 낮아도 생존할 수 있어야 하며, 가급적 숙주의 체외에 있어도 오래 살아있을 수 있도록 진화하고있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자와 그 체액(재채기, 콧물이나 기침, 침, 혈액, 오물)에 직접 닿지 않는한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보통의 음식과 물이 원인인 전염병과 달리, 만지지 않는한 감염이 어렵기에 직접 접촉만 피한다면 감염자가 제한된 바이러스의 확산을 봉쇄하는 것이 가능하다.



2. 증상이 없는 환자는 감염력이없다.


 질병 통제 예방 센터에 따르면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고 해도, 증상이 직접 보이지 않는 잠복기에는 감염력이 없다고한다. 즉, 접촉해도 잠복 기간 중이라면 감염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성병 및 인플루엔자 등 다른 많은 바이러스는 숙주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전염성을 발휘한다. 자신도 감염을 모르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대유행시켜 버리는 것이다. 지금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자기도 모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을 시키는 능력은 아직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접근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3. 에볼라 바이러스는 숙주를 지나치게 빨리 죽여 버린다. 


 우수한 감염체는 숙주를 즉시 죽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바이러스 자신이 숙주의 몸을 사용하여 더욱 확산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타고 넘어갈 때까지 숙주가 살아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숙주를 2주 이내에 죽여 버린다. 이것은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다른 숙주와 접촉하여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비효율적이다. 



4. 에볼라 바이러스는 제어할 수있다.


 직접 접촉 이외의 감염 방법은 없으니까 감염자를 확인하고 제대로 분리하면 대유행은 막을 수 있다.



5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전염병에 비하면 오히려 나은 수준이다.


 에볼라보다 더 크게 걱정해야 할 전염병은 그 밖에도 많이 있다. 현재 에볼라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지만 2012년에는 세계에서 17만 명이 내성 결핵으로 죽었고, 47만 3000 명에서 78만 9000 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 기타 호흡기 감염에 의한 사망자는 매년 엄청난 수에 이른다. 그에 비해 에볼라는 심각한 전염병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심각한 건강 문제로 에볼라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당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집단 패닉이 발생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 당장 아프리카의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 없다면 일단은 안전하다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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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재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 "대기원시보"의 WEB판에는 환상의 동물 '용'이 촬영되었다며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된다.

 

(사진의 왼쪽 하단을 보면 얼핏 용의 몸통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은 2004년 6월 22일, 진하이-티벳 간 철도 부설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라싸에서 탄 비행기에서 촬영된 것으로, 촬영자는 비행기가 히말라야 상공을 통과하는 동안 우연히 두 마리의 용을 발견하고 찍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것을 '티벳 드래곤'이라고 명명했다.

 

확대된 사진을 보면 확실히 용은 '몸통이 비늘로 덮히고 허리 부분에는 돌기가 있으며 서서히 가늘어지는 꼬리를 가진' 지상의 파충류 같은 신체적 특정이 보인다.

 

 

 

과연 용은 실재하는 것일까.

 

 

하지만 사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용'처럼 보이는 해당 사진은 파키스탄의 파수 빙하로 추측된다. 얼어붙은 하천이, 마치 드래곤의 몸통처럼 보인 것이다.

 

 

사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용' 목격담은 용오름이나 특정 모양의 구름 등 기상현상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론이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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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내 왕따였던 토우코. 항상 친구들에게 시달리던 그녀를 안쓰러워했던 엄마였지만 대학에 들어간 이후 그녀는 달라졌다.

 

"좋은 친구들도 엄청 많이 생겼어요. 대학 오길 잘했어요"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정신없는 그녀의 모습에 엄마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뻤고, 그녀가 용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아낌없이 용돈도 내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토우코는 곧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기 시작했고 겨우겨우 엄마가 달래가며 졸업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그녀는 학교를 관두고야 말았다.

 

혹시나 왕따 문제로 또 그러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녀는 친구들과 곧잘 만나는 듯 했고 적어도 그런 문제는 아닌 듯 했다.

 

오히려 학창시절의 외로움이 독이 되어 뒤늦게 너무 친구들과 놀고 싶어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는 드디어 토우코에게 친구들 좀 그만 만나고 다니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토우코는 무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나는 우리 주님만을 위해 살 거에요. 그러니 제 형제 자매님들과의 관계를 부정한다면 부모 자식의 인연을 끊고 살아갈 겁니다. 안녕"

 

그랬다. 토우코는 대학에 들어간 이후 이상한 종교 모임에 빠지고 만 것이었다.

 

교우 관계가 부족했던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 무척 활발해지고 친구도 많이 늘어난 것 같아 기뻐하는 부모. 그러나 알고보니 새로 사귄 친구들은 이상한 모임의 친구들이었다….

 

이 글 자체는 도시괴담이지만 의외로 실제로도 흔한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대학 신입생들을 타겟으로 한 사이비 종교 모임이나 과격 운동권 동아리 등의 섭외 유치는 그들로서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고, 또 이제 갓 성인의 딱지를 뗀 미성숙한 청년들을 선배, 동료의 신분으로 나타나 꼬시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그것을 뒤늦게 알고 그저 발만 동동 구르는 부모의 심정을 생각해보면 제법 안타까운, 그리고 실존하기에 더욱 섬뜩한 도시전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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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석유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드는 계면활성제는 샴프나 바디샤워, 치약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세정력이 매우 강해서, 피부나 피부의 수분을 과다하게 없애 피부를 망가뜨리고 탈모나 아토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합성 계면활성제의 또 하나의 특성인 강한 침투성은, 피부로부터 체내에 침투하여 유방이나 자궁 등 지방이 많은 부분에 축적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체내에 축적된 합성 계면활성제는 유방암이나 자궁의 병을 일으킨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최근 젋은 여성 사이에 부인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도 샴푸 등 석유를 원료로 한 계면활성제를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심지어 자궁근종을 절개하면 희미하게 샴푸 향기가 나고 체액에서 거품이 인다는 극단적인 형태의 괴담마저 있다.

 

또한 생식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여자 뿐만이 아니다.

남자들의 정자수 감소에는 다양한 환경호르몬의 이유도 있지만 특히 계면활성제가 많이 ㅏ용된 바디샤워의 영향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샴푸나 바디샤워의 사용을 줄이고, 순수히 오랜 시간 물로만 씻거나 천연 성분의 비누(공장에서 제조된 것이 아닌 천연성분으로 직접 만든)를 사용하게 되면 두피 트러블이 줄고 탈모 현상이 완화된다.

 

또한 남성 정자수도 정상적으로 돌아오므로, 그런 방법을 통해 불임으로 고민하던 부부 사이에 아이가 생긴 경우도 있다.

 

언제부턴가 세간의 많은 관심과 우려를 끌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환경호르몬'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종 질병, 특히 생식기와 관련된 문제이니만큼 아무래도 사람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걱정이 앞서는데… 실제 많은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한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이야기겠지요. 특히 계면활성제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도 제법 이슈가 된 바 있구요.

 

다만 그 과정에서 자궁근종을 절개하니 샴푸냄새가 난다는 등의 과장된 살 붙이기가 그 신뢰성을 떨어뜨리고(그만큼 충격적이라 재미있기는 합니다만…) 결국 그 이야기를 도시전설, 괴담 수준으로 평가절하 시키게 되는 만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할 때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적절한 가감이 필요하겠지요.

 

또한 글 말미에 언급되는 천연 비누 같은 것이 어이없이 천연비누 광고와 엮이게 되면 이 역시 공포를 조장한 상술이 되어버리는 것이구요.

 

이런 식의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진 과학적 우려'를 침소봉대 하여 황당한 괴담으로 만들어 놓는 식의 케이스는 도시전설/괴담 계에서는 아주 흔한 패턴입니다만, 때때로 이런 것이 진지하게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에는 엉뚱한 피해(멀쩡한 기업의 이미지/매상 추락이나, 그 루머를 너무 신봉한 나머지 스스로 대단한 불편을 초래한다거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상 사실과 루머의 경계를 적절히 가감해 듣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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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도시전설 파해 2012. 6. 16. 11:51

(1)
한 남자 초등학생이 방에서 자고 있던 도중, 밤 11시가 지난 시각 즈음에 엄마가 방에 들어왔다. 엄마는 아들을 난폭하게 깨우더니 미친듯이 머리를 때리고는

 

「동물을 괴롭히면 안 돼!」

 

하고 무섭게 혼을 내켰다. 엄마가 말한 것처럼, 아들은 엄마 아빠 몰래, 낮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괴롭혔던 것.


「들켰었나···」


이튿날 아침, 조심조심 엄마에게 말을 걸자 딱히 화난 얼굴도 아니고 평소처럼「안녕」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사과라도 할 생각으로


「어제 밤에 일은···」

 

하고 말을 꺼내었지만, 엄마는 어젯밤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동물 학대에 관한 이야기도 전혀 모르는 듯 했다.

 

 

 

 

(2)

한 남자 중학생이 폭죽을 개구리 항문에 넣고 파열시키거나, 작은 동물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죽이는 동물 학대를 일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중학생이 방에서 책을 보고 있노라니 그 아버지가 방에 들어와 갑자기 배를 걷어찼다.

 

있는 힘껏 배를 걷어차인 중학생은 그 아픔에 기절 직전까지 몰렸고, 아버지는「아프냐? 동물들은 더 괴로우니 두번 다시 미친 동물학대는 하지 말거라!」하고 고함치며 방을 나섰다.


잠시 후 아버지에게 동물 학대를 사과하러 가자, 배를 걷어차고 고함친 것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무슨 소리야?」하는 평상의 모습 뿐이었다.

 

동물을 괴롭히면 그 동물의 영혼이나 혹은 초월적인 어떤 존재가 부모님의 몸을 빌어 그것을 꾸짖는다는 괴담입니다.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동물학대에 대한 죄책감이 인과응보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형태의 괴담인데…

 

나름 교훈이 있는 괴담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이 빙의된다는 사실과 그 혼을 내는 방식이 폭력적이라서 뒷맛이 굉장히 찝찝하지요.

 

게다가 조금만 상상의 여지를 펼쳐보자면 '동물애호가인 부모가 자녀의 동물학대를 한 사실을 알고 그 충격으로 순간 이성을 잃고 터무니없는 폭력을 행사했다' 라는 식의 반전적인 구성까지 가능하구요. 또 죄책감에 의한 악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어린 시절,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동물을 '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괴롭히거나 짖궂은 장난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경종을 울리는 괴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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