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인터넷에서 중고 디지털 카메라를 샀는데 메모리 카드도 함께 딸려있었다. 


구입할 때 주는 저용량 메모리 카드라서, 그건 쓰지 않고 빼버린 채 그냥 대용량 메모리 카드를 따로 사서 몇 년간 사용하다가 카메라와 대용량 카메라는 팔아버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청소 중에 그 저용량 메모리가 나왔다. 문득 호기심이 들어서 리더기에 꽂아보았지만 역시나 빈 상태 그대로였다. 


호기심에 회사에서 쓰던 파일 복원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그 카메라에 실려있던 사진들을 복구해봤다. 무언가 재미있는 사진이나 야한 사진, 다른 사람 가족 사진 같은거라도 실려있지 않을까 해서.


그랬는데 복구를 해보니 이상한 사진들이 가득했다. 누군가 엄청난 폭행을 당한 사진이 몇 십장이었다. 어떤 대나무 밭 같은데 사람을 매달아놓고, 미친듯이 린치를 가한 사진이었다. 


팔은 이미 너무 오래 매달려있었는지 이상한 방향으로 꺾인 상태였고, 못이 박혀있는 쇠파이프 같은 것으로 얻어맞은 모양인지 전신이 피투성이에 반라의 몸은 이미 몸 안쪽의 하얀 지방 같은 것이 겉으로 튀어나와있는 모습이었다. 그 다음의 사진은 낙엽이 수북한 수풀에 목까지 파묻혀있는 사진이었다. 이미 눈알쪽에서도 대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고, 코나 턱도 부서진 모양인지 혀가 삐죽히 나와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엄청난 놈의 카메라를 산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도중 마지막 사진을 보자 나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마지막 사진에는 우리 집 주소를 써놓은 택배 영수증이 찍혀있었다. 




Posted by 리라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