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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4 국민연금 18
쿵쿵

나는 눈을 비비면서 잠에 취한 채 현관 앞으로 향했다. 짜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검은 뿔테안경에 깔끔하게 7:3 가름마를 탄, 포마드 냄새가 진동하는 공무원 느낌의 남자가 서 있었다.

신문 판촉인가, 하고 생각할 무렵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후생성에서 나왔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폐를 끼친 점 실례합니다. 국민연금 관련해서 나왔습니다. 현재 A씨는 국민연금에 가입이 안 되어있군요」
 
얼어죽을. 난 아직 학생이라고.

「후~ 저 아직 학생인데요. 안 내도 되잖아요」
「아닙니다. 스무살이 지나면 입금을 해야합니다. 의무 가입입니다」
「의무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돈이 없어요, 취직하고 나면 낼께요」
「그렇게 말하면서, 사회인이 된 다음에도 가입을 안 하는 분이 많지요」
 
그 말에 짜증이 샘솟았다.

「당신, 무슨 빚쟁이야? 난 아직 학생이라고. 게다가 의무니 뭐니, 그리고 내가 사회인이 된 다음에 낸다고 하는데 무슨 시비야」
「가입하지 않으면, 국가에서의 복지 보장도 받을 수 없·····」

남자의 말이 끝나기 전에 도어를 닫은 그 날 밤. 나는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야구 배트로 얻어맞은 지점이 안 좋아 결국 남은 평생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중증 장애인 연금 수속을 받으러 가자

「죄송합니다. A씨는 받을 수 없습니다. 20살이 넘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으신 분은 국가의 지원 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검은 뿔테 안경의 포마드 냄새가 나는 7:3의 그 남자는 냉소하듯이 말했다. 포마드 냄새에 토가 나올 지경이다 라고 중얼거리며 나온 나. 나를 이런 몸으로 만든 범인은 끝끝내 잡히지 않았다.

실마리는 현장에 버려진 야구 배트 뿐이지만, 그것도 인근 학교에서 도둑 맞은 것이라 범인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다만, 학교 측 비품인 주제에 배트에서 포마드 냄새가 났다는 형사의 이야기를, 연금 공무원의 냄새와 함께 떠올리며 미래에 대한 불안만을 느낄 뿐이었다.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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