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심리학에서는 우울증이나 비관적인 사고를 '그것을 멈출 수 없는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우울증인 사람은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존의 심리학파에 따르면 "우울증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사고습관을 변화시키는 것" 뿐이다. 이것은 현재의 주류 견해이지만, 또다른 이론도 존재한다.
"우울증 리얼리즘"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초기/중기의 우울증 환자에만 한정된 이론이지만, 그들이 우울증에 빠지는 것은 잘못된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주장이다.
우울증 리얼리즘이 전제로 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가 세상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것이며 '그렇지 않은 많은 인간이야말로 긍정적이긴 해도 환상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각각 우울증과 비 우울증의 두 학생이 간단한 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치자.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은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그 성적은 자신이 공부를 잘해서 얻은 결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인 학생은 테스트가 쉬웠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은 것일 뿐, 특히 자기가 똑똑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즉 이 이론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은 낙관이 지나치게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할 수있다. 지금까지 몇 가지 실험에서 특정 상황에 우울증 경향의 사람과 비 우울증 경향의 사람을 두고 각각의 인식 차이를 조사한 적이있다. 최초의 대규모 연구는 1970 년대에 린 아브램슨과 로렌 알로이에 의해 실시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288명의 피험자에게 녹색 불 앞에서 버튼을 누르도록 지시하고, 몇번이나 라이트가 점등 되었는가를 질문했다
이 실험은 4회 실시되었지만 어떤 실험에서도 우울증 환자인 사람은 비 우울증 환자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점등 횟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다른 유사한 연구에서는 시간 경과라는 요소가 고려되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피험자에 비해 매우 정확하게 경과한 시간의 길이도 파악하고 있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피험자에게 다양한 작업을 부과하고 그 성과를 자체 평가 해달라고 했다. 결과는 마찬가지로 우울증 환자들의 평가는 비 우울증 환자보다 정확했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피험자가 어떤 사회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그 원인이 내부 요인인지 외부요인 인지 판단하도록 했다. 여기에서도 비 우울증 환자들은 '좋은 결과는 내적 요인에 귀속시키고, 나쁜 결과는 외적 요인에 귀속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우울증 경향의 주제는 인과 관계를보다 정확하게 판단했다. 우울증 리얼리즘론의 지지자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벼운 우울증 환자는 사건의 인과 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있는데다 자신의 능력과 영향력, 그 한계에 대해서까지 보다 현실적인 견해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 건강한 사람은 세상을 '장밋빛 안경'을 통해보고 있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재능, 영향력, 능력 등을 과대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우울증 리얼리즘을 비판하는 연구자와 이에 반증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존재한다. 특히 이 이론은 초기/중기의 우울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인과 관계가 너무 복잡한 중증의 우울증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우울증 리얼리즘론이 옳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울증의 치료는 엄밀히 말해 치료가 아니라 환자의 생각을 교정하고 낙관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는 뿐이라는 것이다.
Depressive realism : http://en.wikipedia.org/wiki/Depressive_real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