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공포/도시전설'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10.01.23 강가에서 흘러온 배 17
  2. 2010.01.23 오프라인 파티 30
  3. 2010.01.23 인신공양 23
  4. 2010.01.23 그 집의 여자 17
  5. 2010.01.06 어머니와 아들 109
  6. 2010.01.05 심야 29
  7. 2009.12.02 키보드의 뒤 편 47
  8. 2009.11.20 풍경 사진 33
  9. 2009.11.17 시집살이 44
시골에서 자란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가 어렸을 적, 강가에서 놀고 있었는데 상류쪽에서 종이배 하나가 떠내려왔다. 예쁘다고 생각해서 집에 갖고 돌아가자, 부모님은 그걸 보고 어딜 귀신한테 잡혀가려고 강가에서 그런 걸 집어오냐고 지독하게 혼이 났다고.

그날 밤, 아버지는 고열과 함께 쓰러졌다. 그리고 긴 꿈을 꾸었다.

무서운 귀신과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은, 마치 지옥의 풍경 같았다.

다음 날 아버지는 그 배를 다시 강가에 띄웠다고 한다.
Posted by 리라쨩
,

저는, 불과 몇 달 전까지 모 온라인 RPG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혼자 퀘스트를 해결하고 레벨을 올리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만, 플레이 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레벨도 높아지고 친구도 늘어나 저는 게임이 정말 즐거워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이가 좋았던 두 친구와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갖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동갑내기에다 취미도 맞는 친구였으므로 저는 OK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겁도 조금 났지만 남자와 단 둘이 만나는 것도 아니고 둘과 함께 만나는 것이라서 오히려 다소 안전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남의 날.
 
저희는 오후에 전철을 타고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다른 도시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모였습니다. 그 둘도 제 시간에 맞춰 왔고, 영화도 보고 게임 이야기도 하면서 매우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이제 돌아갈까 생각해서 둘에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둘이 입을 모아

「잠깐만, 꼭 가보고 싶은 데가 있어」
 
라길래 저도 거기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 둘이 저를 데리고 간 곳은 폐허가 된 빌딩이었습니다. 저는

「에? 여기에 가고 싶었어?」
 
하고 물었습니다만, 둘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방금 전과는 분명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빌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서 뭔가 위화감을 느껴

「자고 간다는 말은 안 했어」
 
하고 말했습니다. 저의 말에 두 남자는 씨익 웃으며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큰 두려움을 느끼며 둘을 뿌리치고 쏜살같이 도망쳤습니다. 둘이 따라올지도 몰랐지만 저는 뒤돌아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역에 도착하자 운 좋게 막차가 있었으므로 저는 바로 올라탔습니다.

안심하고 저는 문득 차창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러자 거기에는 무서운 얼굴을 한 둘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만약 전철이 마침 오지 않았더라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지... 또 나말고 다른 피해자는 있지 않았을지...

저는 그 날부터 게임을 접었습니다. 

Posted by 리라쨩
,
우리 가문은 몇 십대째 내려오는 기도사 가문으로, 옛날에는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제사도 올리고 또 요즘 말로 하면 엑소시즘도 하는 그런 가문이었다. 

하지만 그런「미신」을 가업으로 삼은 가문답게, 상당히 안 좋은 풍습이 있었다.

그것은「가문을 책임지는 당주가 죽었을 때, 가문에서 가장 어린 인간을 인신공양 한다」라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가문의 피가 흐르면 그 대상에 포함된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내가 그 대상이었던 것이다.

「혈족의 처음과 끝을 연결함으로서, 영혼이 이승을 떠나지 않고 혈족 안에서 맴돌게 하기 위해」라는 이유. 

그래서 옛날에는 당주가 죽으면 가문에서 가장 어린 아이를 죽여 그 두 사체를 큰 관에 함께 넣고 둘의 사체를 훼손하여 관을 피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매장.

물론 현대에 이르러서 살인은 범죄. 때문에 그 대신 7일간 유골과 함께 절에서 같이 지내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의식은 아직도 성립하는 모양.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그 의식을 벌이는 도중이나 7일이 지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이하게 어린 아이가 죽게 때문에, 나는 내심 우리 가문에서 아이가 절에서 보내는 7일간 무슨 수를 쓰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하지만 그런 잔인한 의식에 불만이 나오지 않을 리 없었고, 한때는 이 의식 자체를 폐지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자 불길한 일들이 마구 터져나왔다. 태어날 아이가 유산을 당하거나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게다가 당주가 될 사람이 연달아서 사고사. 그 외에도 별별 안 좋은 일이 다 일어났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다행히 사촌 여동생이 얼마 전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내가 인신공양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났다며 아버지가 가르쳐 준 사실.

그 대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날까지는 그 사실을 가르쳐주는 것도 금지되어 있기에 말할 수 없었다고 하셨다. 만약, 바로 얼마 전까지 현 당주인 고령의 할아버지가 돌아셨더라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공포에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촌 여동생이 낳은 갓난아기가 너무 가엾다. 
Posted by 리라쨩
,
최근에서야 간신히 깨달았습니다.

우리 집 맞은 편에 있는 2층 집을 보노라면, 긴 생머리의 젊은 여자가 가끔 보입니다. 표정까지자세히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1층의 다른 거주자가 가끔 친구들과 뜰에서 바베큐를 굽거나 불꽃놀이를 하면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거주자들은 전혀 신경을 안 쓰는 듯 하는 모습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가끔 그 이야기를 했지만 모두들「그딴 데 신경쓸 시간 있으면 공부나 해라」하며 얼버무리십니다만, 그녀는 어떻게 봐도 맞은 편 집 사람이 아닙니다.

그 긴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행동, 만성 비염으로 코를 훌쩍이는 버릇, 손목을 손으로 누르는 버릇, 눈을 치켜 뜬 듯한 날카로운 시선, 잊어도 잊을 수 없는 몇 겹이나 감은 손목의 붕대...

잊을 리가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잊을 수 있을 리 없지요.

그렇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나, 저도 모두들 너무 지나친 생각을 하고 있는 거겠죠?


그녀는 틀림없이 맞은 편 집의 양아치 장남과 사귀던, 자살한 저의 누나란 사실 말입니다. 
Posted by 리라쨩
,

요코하마에서 있었던 이야기

중학생 또래의 남자아이와 어머니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애도 똘망똘망하니 귀엽게 생겼고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은 것이, 척 보기에도 귀하게 기른 자식.
그렇지만 그렇다고 마더 컴플렉스나 치마바람 아줌마스럽지는 않았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흘러나오는 그런 부모와 자식 관계.

그러나 그때 사고가 일어났다.

신호를 기다리던 그 어머니와 아들에게 갑자기 차가 돌진한 것이다. 차는 아들만 쳤는데, 놀란 어머니는 그저 겁에 질려 어버버 거릴 뿐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차에 깔린 아들을 구해내고 구급차를 불렀다. 평화롭던 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사고는 심각했다. 그 아들은 팔이 떨어져 나갔고 다리도 관절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꺽여 있었던 것이다. 얼굴은 이미 고통으로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상태.

살아날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를 정도의 중상이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살아있었다.

그때 그 엄마가 갑자기 외쳤다.

「죽여요!! 죽입시다. 이대로는 살아도 괴로울 뿐입니다. 팔도 없고 다리도 못 쓰게 됐고, 이래서는 살아있어봐야 고생입니다. 죽여요! 죽여요! 제발 이 아이를 죽여줘요!」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구조활동을 펴던 한 시민이 기가 막혀서 그 어머니에게「당신이 그러고도 애 엄마야!」하고 소리쳤지만 계속

「저 애를 죽여요! 다시 한번 차로 치어요!!!」

하고 절규할 뿐이었다.

그 다음은 구급차가 왔고, 어떻게 되었는지 그 이후의 이야기는 모른다.

Posted by 리라쨩
,
나에는 조금 이상한 취미가 있다.
한밤 중이 되면 집의 옥상에서 쌍안경으로 내가 살고 있는 거리를 관찰하는 것.
평상시와는 다른, 아주 조용해진 거리를 관찰하는 것이 즐겁다.
멀리 보이는 큰 급수탱크, 술주정꾼을 태우고 언덕을 올라가는 택시,
혼자 불빛을 내고 있는 자동 판매기 따위를 보고 있으면 묘하게 두근두근한다. 

우리 집 서쪽에는 긴 언덕이 있고, 그 언덕은 곧바로 우리 집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옥상에서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그 언덕 전체가 정면에서 시야에 들어온다.
그 언덕의 옆 길에 설치되어있는 자동판매기를 쌍안경으로 보던 도중-

언덕 꼭대기에서 무서운 속도로 내려오는 놈이 있었다.

「뭐야?」하고 생각하고 쌍안경으로 바라보자 알몸에 빼빼 마른 아이같은 놈이, 얼굴에 미소를 가득 안고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맹렬한 스피드로 달려왔다.

놈은 분명히 내 존재를 깨닫고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저 멍하니 바보처럼 바라보고 있었지만 왠지 굉장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 집 안으로 도망쳤다.

문을 닫고, 열쇠를 잠그고

「뭐야, 어떡해! 어떡하지? 뭐야 그거!」

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두다다다다다닥 하고 옥상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나를 찾고 있다.

「위험해... 어떻게 하지?」

하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거실 한가운데에 있던 다리미를 무기로 손에 들었다. 잠시 조용해졌다 싶을 무렵 이번에는 계단을 다다다다다닥 하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머리가 쭈삣 다 서며 덜덜 떨고 있었는데, 문을 쾅! 쾅! 쾅! 두드리고 벨을 딩동! 딩동! 딩동! 하고 마구 눌러댔다.

「우우! 우우!」하는, 놈의 울부짖는 듯한 신음소리도 들렸다.

나의 심장은 잠시 가늘게 뛰다가 곧 엄청난 기세로 맥박쳤다.
한층 더 떨며 숨을 죽이고 있자, 수십초 정도 그렇게 시끄럽게 난리를 피우던 문과 벨소리도 그치고, 다시 조용한 상태로...

해가 뜰 때까지 나는 다리미를 손에 꽉 쥔 상태로 굳어있었다.

그 놈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Posted by 리라쨩
,

반년 전쯤? 엔터키와 쉬프트키 사이에 두 가닥의 실이 삐죽 삐져나왔었다. 나는 그때「왠 머리카락?」하며 슥 그 실을 뽑았다.

그런데 방금 전, 엔터키가 자꾸 덜컥거리길래 엔터키를 뽑고 그 뒤를 보자 더듬이가 없는 바퀴벌레의 시체가 들어있었다.

즉, 나는 반년간이나 엔터키 뒤에 바퀴벌레 시체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 긴 시간동안 수천, 수만 번이나 바퀴벌레의 머리를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Posted by 리라쨩
,

풍경 사진을 곧잘 촬영하던 친구가 놀러왔다.

얼마 전 휴일에 찍은 사진이라고 하면서 선물로 사진 몇 장을 가져왔다. 녀석의 카메라는 굉장히 화소가 높은 듯, A4 사이즈 사진들인데도 전혀 뭉개짐이나 도트의 튐이 없을 정도로 꽤나 치밀한 사진이었다.

「이야, 굉장해. 잘 찍었는데」
「뭐, 그렇지. 그보다, 이 사진 대단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그가 짚은 것은 어딘가의 농촌 풍경으로, 많은 사람이 모내기를 하는 사진이었다.

「으음, 한가롭고 좋은데. 요즘 세상에 인력으로 마을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모내기를 하는 곳이 있네」
「괜찮지? 다들 웃는 얼굴이 잘 나왔어」
「응? 아. 그러네. 모두 이쪽을 보고 웃고 있네. 기념사진이야?」
「아냐, 그때 나는 굉장히 먼 거리에서 초 망원으로 산 저편에서 우연히 이 마을을 찍은거거든. 잘 봐. 조금 조감처럼 나왔지?」
「근데 이 사진 대단한 사진이라며? 뭐가 대단하다는거야?」


「망원으로 산 너머에서 찍은 사진인데, 어째서 다들 그걸 알고 웃는 얼굴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느냔 말이야」

Posted by 리라쨩
,
차로 2시간 걸리는 거리의 할머니 묘에 온 가족이 성묘를 위해 총출동했다.

가족들이 벌초를 할 때, 이상하게 잠이 와서 잠시 쉬려고 잠깐 무덤가에 앉았더니 잠이 들었다. 어릴 적 꿈을 꾸었다. 할머니가

「키치지(생선의 종류)가 없잖아 이 년아!」

하며 어머니에게 고함을 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릴 적에는 나도 키치지를 먹고 싶다,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요즘 시세로 그것은 한 마리에 3~5천엔짜리 비싼 생선이었다. 그런 생선을 매 끼마다 요구했으니 우리 집은 돈이 없었고, 그래서 밥상에 올리지 못하는 날이면

「이 년이 나를 굶기려고 하나!」

하며 할머니가 고함치고 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지금 생각하면 지독한 시집살이였다. 덕분에 나 역시도 학교 체육복 한 벌 못 사고 어머니가 옆 집의 같은 학교 학생의 버리는 체육복을 받아와서 그걸 입었다. 그래서 가난한 아이로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반에서 소외당한 기억이 떠올랐다.

꿈 속에서, 생각나는 한 모든 욕설과 험담을 다 퍼부으며 할머니를 걷어찼다. 이불 위에서 새우처럼 등을 말고 울고 있는 할머니를 걷어찰 때마다 이상한 만족감을 느꼈다. 무엇인가 마음 속 한 구석의 한이 사그라드는 느낌이었고, 너무나 산뜻했다.

눈을 뜨자, 병원이었다.

아버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물어보자, 미치광이 같은 얼굴로 무덤을 향한 내가 할머니의 묘비를 몇 번이나 걷어찼다고 한다. 몇 번인가 걷어차다보니 갑자기 묘비가 무너지듯 쓰러져 그것에 깔린 나를 아버지가 차로 데리고 왔다고 한다.

묘비는 윗 부분이 아래로 떨어져 깨졌다고 한다. 나는 발목 아래에 깁스를 했고, 오른쪽 다리의 엄지 발톱도 부러졌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 꿈이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할머니의 어머니에 대한 지독한 시집살이를 분명히 깨달았다. 지금도 생각한다. 그 할망구, 지옥까지 때려서 쫒아버린다.
Posted by 리라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