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공포/도시전설'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10.11.25 아이 15
  2. 2010.11.04 완전범죄는 존재한다 28
  3. 2010.10.15 형광등 교체 24
  4. 2010.10.14 국민연금 18
  5. 2010.10.14 청소 30
  6. 2010.09.18 트라우마 33
  7. 2010.07.19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49
  8. 2010.07.09 수학여행의 밤 93
  9. 2010.06.01 생활 속의 공포 46
  10. 2010.05.23 산 속의 편의점 31

아이

괴담/공포/도시전설 2010. 11. 25. 23:40
여자친구와 산에 갔다.

거기서 찍은 여행 사진을 나중에 보았지만, 그때 사진에서 뭔가 굉장히 묘한, 기분 나쁜 느낌을 주는 사진이 몇 장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심령사진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돌탑이 무수히 많은 강가의 모래 사장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 특히 기분 나빴는데, 소프트 포커스가 잡혔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그저 핀트가 안 맞았다고 해야하나 주변이 뿌옇게 나온 사진이었는데, 보는 순간 기분이 나쁘고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을 전부 다 보았을 무렵, 친구가 다가왔습니다. 사진 구경 좀 하겠다는 친구에게 사진을 건내고

「여기저기 다양한 곳에 갔었지」라고 말하자, 친구는 사진을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뭐 이상한 거 없었어?」라고 물어왔다.

녀석도 이상한 느낌을 느꼈던 것일까, 싶어서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실은, 여행 직전에 여자친구가 애를 지웠어. …그걸 위로하기 위한 여행이었어」
 
그러자 녀석은 기분 나빠하지 말라며 문득 어렸을 적 들었던 이야기라며 한 이야기를 했다.

삼도천 강가 모래사장에서는 성불할 수 없는 아이들의 영혼이, 작은 돌탑을 쌓아 성불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를 쌓아 올리려고 하면 귀신이 그 쌓아올린 돌탑을 무너뜨리므로 영원히 성불할 수 없다.

그리고 녀석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기왕 거기까지 갔으면, 돌탑 하나만이라도 아이 생각해서 쌓아주고 오지 그랬어」
Posted by 리라쨩
,
매년 각국에서는 수십~수천에 이르는 엄청난 수의 '행방불명'자가 생겨난다.

치안이 허술하고 국민 개개인에 대한 개별 정보 관리가 어려운 후진국, 혹은 인구 대국의 경우라면 그 세밀한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치안이 좋고 국민 개개인에 대한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이 행방불명이라는 개념은 생각해보면 굉장히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범죄자 혹은 가출자의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 은거가 아닌 이상, 현대인의 하루하루는 거의 모두 국가 단위의 정보망 아래에서 그 추적이 가능하다. 국외로 이동시의 기록, 카드거래 신용승인, 은행거래부터 전화, 인터넷 등 그 족적 하나하나가 추적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경찰 등의 치안 서비스나 미아 보호소, 고아원, 복지 센터 등의 복지 서비스 등을 통해 실종자 그 본인의 의지로 얼마든지 구원받을 수 있으며 그것이 어려운 심신미약자나 아동의 경우는 치안/복지 서비스 제공자가 그 실종자의 구호 및 가정으로의 복귀를 지원하게 된다.

또 실종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의 적극적인 탐색과 수배를 통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왜 행방불명자는 매년 생겨나는가.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종종 뉴스에도 보도된 바 있듯이, 고아원이나 양로원, 사립 치매 노인 보호 센터, 정신병원, 사설 감호소 등 복지 서비스 제공자가 정부나 지원단체로부터의 후원금을 보다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강제/허위 보호의 경우이다. 

자신들이 보호하고 있는 이들 중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이가 있더라도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억지로 보호하고 있는 경우이다. 사실상 감금과도 다름없다. 이 경우는 크게 보아 아래의 '범죄' 영역에 집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범죄의 경우다. 이 경우가 특히 질이 나쁜데, 범죄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 그 자체, 혹은 범죄 후의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실종자를 감금, 살해, 유기한 경우. 소위 '싸이코패스'로 불리우는 정신질환자의 연쇄살인이나 강도, 강간 등의 강력범죄자가 범행 후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를 살해하고 유기했을 때를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지능적으로 사체를 유기한 경우(매립 등) 그것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범인을 검거하고 증거를 찾은 후 순순히 범죄자가 모든 범죄 사실을 자백한 경우라면 그 추적이 가능하지만 범죄자가 일부 범행 사실만 언급한 경우라면 다른 사건에 묻혀 한 두건의 범행은 묻혀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또 피해자가 연고지나 연락을 평소 자주 주고받은 이가 없는 경우(노숙자, 가출 청소년, 독신자, 외국인, 독거 노인 등) 아예 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거나 늦게 신고가 되어, 아주 뒤늦게 그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누군가에 의해 그제서야 행방불명자로 등록되고 그 행방이 결국 묘연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가능성은 사고의 가능성. 그 행적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이 드문 곳을 홀로 다니다가 사고를 당해 치명적인 부상이나 사망을 당했을 경우, 그 발견이 늦어지고 원 연고지로의 연락이 늦어지면 결국 이 역시도 행불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 연고지를 갖고 있는 이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고 사실 자체가 묻혀지거나 연고지로의 연락(설령 신원 미상의 사체로 발견된다 하더라도 유사 실종신고자와의 확인 절차를 통해 많은 경우 그 신원이 확인되곤 한다)이 아예 안되는 경우가 과연 많다고 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그저 단순한 가출이나 범행 후 종적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인 은거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들은 보통 대부분 얼마 후 그 자취를 결국 드러내게 된다. 정보화가 진행된 현대 사회에서 완벽히 그 존재 자체를 감춘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행방불명의 상당수는 사고나 범죄의 희생양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장기 행방불명자의 경우 많은 수가 결국 범죄의 희생양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안기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이다. 

그 많은 행방불명자들이, 인적 없는 곳에서의 사고나 범죄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해보면. 과연 완전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Posted by 리라쨩
,
아주 옛날 이야기입니다만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교실 형광등을 교체하고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 올라가 쓰던 형광등을 뺀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누가 이것 좀 칠판 밑에 가져다 놔 줘」라고.

평소 선생님 심부름을 아주 잘하던 여자애 하나가 달려와서 형광등을 받았습니다.

「조심해」

라고 선생님이 말한 찰나, 책상 옆 가방에 걸린 그녀가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깨진 형광등 가루가 그녀의 눈에 잔뜩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Posted by 리라쨩
,
쿵쿵

나는 눈을 비비면서 잠에 취한 채 현관 앞으로 향했다. 짜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검은 뿔테안경에 깔끔하게 7:3 가름마를 탄, 포마드 냄새가 진동하는 공무원 느낌의 남자가 서 있었다.

신문 판촉인가, 하고 생각할 무렵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후생성에서 나왔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폐를 끼친 점 실례합니다. 국민연금 관련해서 나왔습니다. 현재 A씨는 국민연금에 가입이 안 되어있군요」
 
얼어죽을. 난 아직 학생이라고.

「후~ 저 아직 학생인데요. 안 내도 되잖아요」
「아닙니다. 스무살이 지나면 입금을 해야합니다. 의무 가입입니다」
「의무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돈이 없어요, 취직하고 나면 낼께요」
「그렇게 말하면서, 사회인이 된 다음에도 가입을 안 하는 분이 많지요」
 
그 말에 짜증이 샘솟았다.

「당신, 무슨 빚쟁이야? 난 아직 학생이라고. 게다가 의무니 뭐니, 그리고 내가 사회인이 된 다음에 낸다고 하는데 무슨 시비야」
「가입하지 않으면, 국가에서의 복지 보장도 받을 수 없·····」

남자의 말이 끝나기 전에 도어를 닫은 그 날 밤. 나는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야구 배트로 얻어맞은 지점이 안 좋아 결국 남은 평생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중증 장애인 연금 수속을 받으러 가자

「죄송합니다. A씨는 받을 수 없습니다. 20살이 넘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으신 분은 국가의 지원 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검은 뿔테 안경의 포마드 냄새가 나는 7:3의 그 남자는 냉소하듯이 말했다. 포마드 냄새에 토가 나올 지경이다 라고 중얼거리며 나온 나. 나를 이런 몸으로 만든 범인은 끝끝내 잡히지 않았다.

실마리는 현장에 버려진 야구 배트 뿐이지만, 그것도 인근 학교에서 도둑 맞은 것이라 범인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다만, 학교 측 비품인 주제에 배트에서 포마드 냄새가 났다는 형사의 이야기를, 연금 공무원의 냄새와 함께 떠올리며 미래에 대한 불안만을 느낄 뿐이었다.
Posted by 리라쨩
,

청소

괴담/공포/도시전설 2010. 10. 14. 23:40
이사를 했다.

새 집은 방 두 개짜리 맨션으로, 방은 전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욕실에서 퀴퀴하고 이상한 냄새가 났다.

킁킁 대며 냄새의 원인을 찾았는데, 욕조 아래, 1cm 정도 틈새가 새까맣게 먼지가 차 있는데 악취가 피어오르는 것이었다.

「안 보이는 곳이라고 청소를 안 했구만」하고 툴툴대며 강력 세정제를 그 틈새로 흘려넣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바퀴벌레가 쏟아져 나왔다.
Posted by 리라쨩
,
중학교 2학년 때.
 
이웃 집에 한살 연상의 여자애가 살고 있었다. 그 여자애는 딱히 불량소녀는 아니었지만 곧잘 학교에 빠지는 등 게으름을 피웠으므로 이웃집에서는 밤만 되면 항상 그녀 아버지의 고함소리, 그녀가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리곤 했다.

어느 날 밤 11시쯤, 언제나처럼 그 집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고 얼마 후 우리 집 초인종이 울렸다. 엄마가 문을 열자 그 여자애가 있었다.

「더이상 그딴 집에서 얻어맞고 살고 싶지 않으니까, 이 집에서 살고 싶어요」
 
라는 것이었다. 그 막무가내 주장에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 하고 말했지만 그녀는 우리 집에 들어와 내 방으로 오더니 갑자기 옷을 마구 벗었다. 브래지어를 벗고, 팬티까지 벗어 전라가 된 뒤 내 침대에 들어가 이렇게 외쳤다.

「OO군(나)하고는 그렇고 그런 관계니까 나는 여기 있을 권리가 있어요」

물론 그런 사실은 없었으므로 곤란해하고 있었는데 그 옆집 아저씨가 와서 발가벗은 딸을 집으로 데리고 돌아갔다.

그날 밤, 그 여자애는 광분한 아버지에게 맞아 죽었다.

그 아버지는 다음 날 경찰로 끌려갔고 그녀의 남동생과 그 엄마는 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나에겐 너무나 강렬한 사건이었던 관계로, 아직까지 여자의 알몸을 볼 때면 그녀의 나체가 생각난다.
Posted by 리라쨩
,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귀향 전야, 젊은 병사는 집으로 전화를 했다.

「엄마, 나 내일 돌아가는데, 다른 곳에 갈 곳이 없는 친구를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안 될까?」
 
아들의 귀환 보고에 너무나 기뻐한 부모님은, 물론! 하면서 울며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은 다시 물었다. 

「그렇지만 하나 말해둬야 할 게 있어. 그 친구는 지뢰를 밟아서 팔 다리를 잃었어. 그래도 괜찮아?」
 
그 대사에 부모님은 잠시 침묵한 뒤, 곧 입을 열었다.

「며칠이라면 괜찮지만, 장애인을 돕는 것은 큰일이야. 집에 있는 동안에, 그 친구가 살 수 있는 곳을 같이 찾아보자.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자신의 삶이라는게 있는 거잖니. 그 친구를 돌보는데 우리의 삶을 희생할 수는 없지 않겠니」
 
어렵게 말한 어머니의 대답에 아들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경찰에서 전화가 왔고 청년의 부모님은 아들이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을 알게 되었다.

시체와 대면한 부모님은 절규하며 울었다.

아들에게는, 팔과 다리가 없었다.
Posted by 리라쨩
,

초등학생 시절, 같은 반에 W씨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녀는 선천적인 병으로 온 몸이 짓무르고, 목소리도 잘 발성할 수 없었다. 그녀는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항상 혼자 책을 보곤 했다. 남학생 중에는 그녀와 친한 사람이 없었지만, 여자 중에는 나름 친구가 많은 듯 했다.

수학여행으로 여관에 묵었을 때, 친구가 여자 방에 놀러가자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 기왕이면 몰래 가서 그녀들을 놀래켜 주기로 했다. 그리고 반에서 제일 인기 많았던 여자애 방에 가기로 했다.

몰래 살금살금 소리 나지 않게 창문을 열자, 그곳에는 무서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리를 웅크리고 앉은 W씨를 중심으로, 원 형태로 반 여자애들 모두가 서있었다. 그리고 W를 향해「돼지」,「벌레」등으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반에서 가장 예뻤던 여자애는「자, 가발을 벗겨볼까?」하고 웃으면서 W의 머리에 손을 뻗었다.

다음 순간, W의 머리카락은 전부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W는 두피까지 병에 걸렸던 것으로, 머리카락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발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남학생 중에는 그것을 아무도 몰랐다.

쇼크로 뭐가 뭔지 모르게 된 내 앞에서 여자들은 W를 걷어차고 가발을 라이터로 그을렸다. W는 쉰 목소리로 신음했다. 도움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것이다. 나와 친구는 갑자기 그 광경이 너무나 무서워져서 들키지 않게 도망쳤다.

다음날, W도 여자애들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해맑게 꺄꺄 거리며 교토를 여행했다.
그것이 제일 무서웠다.

Posted by 리라쨩
,
아침에 일어나자 입속에 매미가 들어있었다. 게다가 살아있었다.

....매미가 입 속에서 갑자기 맴!!!!!!!!!!!!!!!!!!!!!!!!!!!!!!!!!!!!!!!!!!!!!!!!!!!!!!!!!!!!!!!!!!!!!!!!!!!하고 울어제끼자 그 엄청난 진동과 고음에 진심으로 고막이 찢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너무 놀라 그만 무심코 매미를 씹어버렸다. 콰직- 하고. 절대 씹어선 안되었던 어떤 것을 씹은 느낌.

입에는 정말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벌레의 냄새와 맛이 느껴졌고, 귀에는 하루종일 잊을 수 없는 귀 울림이 남았다.

고양이다. 사냥감을 나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전혀 일어나지 않자 입에 넣은 것이다. 사냥실력이 늘다니 기쁘다. 그렇지만 앞으로 두번 다시 이딴 짓은 하지 말아주길 바래.

그러나 그 다음 주에는 반쯤 죽은-즉, 아직 완전히 죽지 않은- 참새의 시체가 머리 맡에 있었다. 일어나는 것이 단 몇 분만 늦었다면 저것도 내 입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 날 이후, 아침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Posted by 리라쨩
,

이제는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어서 써봅니다.

6년 전, 사귀던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습니다. N현에 있는 산 속,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데 편의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쭉 계속 차를 운전해와서, 조금 피곤하겠다 싶어서 저는 잠시 쉬자고 제안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쉬는 김에 쥬스라도 사올께 하면서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해서 편의점에 들어가자 점원이 레지에서 만화를 읽고 있을 뿐 아무도 없었습니다.

점원에게「여기 30분 전 쯤에 남자 손님 하나 오지 않았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원은「아, 네. 커피를 두 개 사서 바로 나가셨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온 몸이 털이 거꾸로 설 정도의 한기를 느끼며 그 편의점에서 달려나와 차에 뛰어 올라탔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운전해서 T시의 파출소에 달려갔습니다.

아마 남친은 분명 무슨 일이 휘말린게 분명하다고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고 남친도 그렇고, 둘 다 커피를 싫어하는데다 특히 그이는 커피만 마셨다하면 복통에 설사를 하는 통에 절대로 커피를 살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점원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친은 그 후 행방불명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Posted by 리라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