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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5 한밤 중, 어머니가 나를 깨웠다 16
  2. 2009.11.17 시집살이 44
5세 때, 한밤 중에 어머니가 갑자기 나를 깨우시더니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혔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옷의 단추를 잠그고 있었지만 나는 너무 졸립고 짜증이 나서 엉엉 울었다. 그러자 복도에 있던 아버지가「이제 됐다…」라고 하시고, 그제서야 나는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고 잤다.

다음 날 또, 어머니가 한밤 중에 나를 깨워 옷을 갈아입혔다. 어머니는 내 옷의 단추를 잠그며 작은 목소리로「어제처럼 울어, 빨리」라고 하셨지만 나는 멍해, 그저 단추를 잠그는 어머니의 손가락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3살짜리 동생이 엉~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또 아버지가「이제 됐다…」라고 하셔서, 그 날도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어머니는 나와 남동생을 차에 태우고 어머니의 친정으로 향했다. 뒤를 보자 아버지가 크게 손을 흔들고 있었으므로 남동생과「아빠~ 선물 사올께~」하며 아버지에게 크게 손을 흔들었다.

그 후 집에 돌아갈 일은 없었고, 그대로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고 아버지와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어머니에게 당시의 일을 듣자는 한밤 중 일어난 그 때는

일가족 자살사건 일보 직전 상황이었다.

일이 막혀버린 아버지가 모두 같이 죽자며 어머니에게 부엌칼을 들이대고, 어머니는 반항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나를 깨운 것 같다.

「니가 엉~ 하며 울어서 간신히 넘어갔지. 그런데 다음 날에는 멍해서 울지도 않으니」

참고로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 곁을 떠난 날, 아버지 손에는 식칼이 들려 있었다고.

「니 아버지가 그냥 한가롭게 손을 흔들던게 아니야. 우리를 찌른답시고 분에 못 이겨 허공에 마구 칼을 휘두른 거야. 왜 니가 헤벨레 웃으면서 손을 흔드나 싶었다니까」

당시 어린 눈에는 칼은 보이지도 않았나보다.

그러나 그보다도… 일가족 자살까지 마음 먹었다가 그저 애가 우는 것만으로 단념하던 당시의 아버지는 또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된다.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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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2시간 걸리는 거리의 할머니 묘에 온 가족이 성묘를 위해 총출동했다.

가족들이 벌초를 할 때, 이상하게 잠이 와서 잠시 쉬려고 잠깐 무덤가에 앉았더니 잠이 들었다. 어릴 적 꿈을 꾸었다. 할머니가

「키치지(생선의 종류)가 없잖아 이 년아!」

하며 어머니에게 고함을 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릴 적에는 나도 키치지를 먹고 싶다,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요즘 시세로 그것은 한 마리에 3~5천엔짜리 비싼 생선이었다. 그런 생선을 매 끼마다 요구했으니 우리 집은 돈이 없었고, 그래서 밥상에 올리지 못하는 날이면

「이 년이 나를 굶기려고 하나!」

하며 할머니가 고함치고 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지금 생각하면 지독한 시집살이였다. 덕분에 나 역시도 학교 체육복 한 벌 못 사고 어머니가 옆 집의 같은 학교 학생의 버리는 체육복을 받아와서 그걸 입었다. 그래서 가난한 아이로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반에서 소외당한 기억이 떠올랐다.

꿈 속에서, 생각나는 한 모든 욕설과 험담을 다 퍼부으며 할머니를 걷어찼다. 이불 위에서 새우처럼 등을 말고 울고 있는 할머니를 걷어찰 때마다 이상한 만족감을 느꼈다. 무엇인가 마음 속 한 구석의 한이 사그라드는 느낌이었고, 너무나 산뜻했다.

눈을 뜨자, 병원이었다.

아버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물어보자, 미치광이 같은 얼굴로 무덤을 향한 내가 할머니의 묘비를 몇 번이나 걷어찼다고 한다. 몇 번인가 걷어차다보니 갑자기 묘비가 무너지듯 쓰러져 그것에 깔린 나를 아버지가 차로 데리고 왔다고 한다.

묘비는 윗 부분이 아래로 떨어져 깨졌다고 한다. 나는 발목 아래에 깁스를 했고, 오른쪽 다리의 엄지 발톱도 부러졌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 꿈이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할머니의 어머니에 대한 지독한 시집살이를 분명히 깨달았다. 지금도 생각한다. 그 할망구, 지옥까지 때려서 쫒아버린다.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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