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8.10.01 굶어죽는 개 2
  2. 2018.10.01 가난한 부부 3
  3. 2018.10.01 소유즈 1호 2
  4. 2018.10.01 CIA의 실험 2
  5. 2018.10.01 고양이 소리 4
  6. 2018.10.01 근 미래의 어느 시기 2
  7. 2018.10.01 미래를 보는 소년 6
  8. 2018.10.01 쌍둥이 4
  9. 2018.10.01 심야의 방송 3
한 예술가가, 아사 직전의 개를 전시장에 묶어놓고 "굶어죽는 개" 라는 작품명을 붙였다. 게다가 실제로 물이나 사료조차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라는 멘트도 곁들였다.

개를 굶기는 것도 모자라서, 그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예술가의 발언에 대해 사람들은 격분했다. 

인터넷에서는 그 예술가에 대해 온갖 사이버 테러가 자행됐고, 표현의 자유와 동물학대의 여론 속에서, 시민 단체나 언론도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 반응을 본 예술가는 추가 발언을 남겼다. 

"제 전시에 사용되는 개는 보건소에서 살처분 될 개입니다. 만약 정말로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다음 날, 전시가 열리자마자 전시회장은 이미 개장 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머리띠를 하고 피켓을 든 시위 단체들은 물론, 화제성에 의해 몰려든 일반인, 그리고 그들을 찍는 촬영 인파까지. 

수백 명이 넘는 이들이 모이자 전시장 측은 평소보다 다소 빨리 오픈을 했고, 그들은 모두 빠른 걸음으로 "굶어죽는 개"의 전시 앞으로 몰려들었다. 힘없이 묶여있던 개를 보며 사람들은 새삼스레 흥분했지만, 그 개의 아래에는 작은 안내 문구가 쓰여있었다.

[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

그러나 막상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은 아무도 없던 가운데, 한 노부인이 씩씩하게 손을 들었다.

"제가 이 개를 맡아 기르고 싶습니다"

그러자 이번 전시를 개최한 예술가가 홀연히 나타나 그 개를 묶어둔 기둥에서 풀어 줄을 노부인에게 쥐어주고는 다시 사라졌다.

개를 건내받은 할머니가 "이제 괜찮단다 아가야" 하며 개의 머리를 쓰다듬자, 자연스럽게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 직후, 예술가는 갑자기 또 안쪽에서 나타나더니 새로운 개를 기둥에 묶어놓았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며 묻자, 예술가는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오늘은 10마리를 데려왔습니다. 이제 9마리 남았네요" 하며 대답했다. 사람들은 아연했지만, 한번 생긴 흐름은 변하지 않고 차례차례 손을 드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제가 맡아 기르겠습니다" 하며 앞다투어 손을 들었고, 그렇게 기계적으로 9번의 추가적인 전달과 함께 그날의 전시는 종료됐다. 

언론에서는 또 한번 대화제가 되었고 국민들도 그 미담에 미소를 지었다. 예술가는 그 이후, 전시가 열리는 한달 내내 적극적으로 전시를 실시했지만 

"굶어죽는 개"는 결국 완성되지 못했다. 아무리 개를 매일 10마리 20마리씩 준비해도, 자원자들이 나타나 데려갔기 때문이었다. 언론에서도 일대 붐이 일어났다. 또 새로운 소문이 등장했다.

[ 어쩌면 예술가는 살처분 되는 개들을 구하기 위해 이 예술을 시작한 것이 아닐까 ]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예술가는 갑자기 전시를 종료했다. 엄청난 붐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한 기자가 물었다.

"소문에 따르면 살처분 될 예정인 개들을 구하기 위해 이 전시를 개최한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만, 사실인가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게 목적이라면 전시를 갑자기 중단할 이유가 없지요"
"그럼 무엇 때문에 전시를 했고, 왜 갑자기 전시를 중단하는 건가요?"
"그건 곧 아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준비는 이제 다 끝났으므로 전시를 중단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앞으로의 행사를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는 끝났다.

예술가의 수수께끼 발언을 잠시 화제가 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딱히 뭔가 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기에 곧 잊혀졌다.

그리고 몇 달 후,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공원에 마르고 쇠약해진 개들이 속속 방치되기 시작했다.

[ 도와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얼마든지 도와주셔도 좋습니다 ] 

라는 팻말과 함께. 당장은 유행과 위선의 마음으로 손을 들었던 사람 중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겨우 몇 달이 지나자 마음이 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한 끝에 그들이 생각한 것은 예술가의 그것과 같은 방법이었다. 직접 버리거나, 보건소에 데려가는 것보다는 그것이 나은 방법이었으니까. 

진짜 나쁜 것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도움을 주지 않고 바라만 본 놈들이었으니까.

그렇게 "굶어죽는 개"는 완성됐다.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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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부부가 흉가로 이사를 했다. 


모두가 말렸고, 심지어 부동산에서조차 손을 내저였지만 어렵게 구한 남편의 새 직장과도 거리가 가까웠고, 애시당초 그 집이 아니라면 그 돈으로 둘이 그만한 살 집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둘은 기뻤다.


하지만 과연 소문의 흉가. 이사 1년 후, 여자는 점점 눈이 나빠지더니 결국 실명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밤이 되면 유령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나 두려웠지만, 남편은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 주었고 그래서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이사 2년이 되던 해. 그녀는 갑자기 남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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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즈 1호

믿거나 말거나 2018. 10. 1. 00:59

소련의 우주선 소유즈 1 호는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착륙에 실패했다. 대기권 재돌입 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승무원이었던 블라디미르 코마노프 대령은 불귀의 객이 되고야 말았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소련 정부는 우주선 회수를 위한 팀에, 예정에 없던 생물학자들을 대거 참가시켰으며 추락한 숲에서 이후 수개월에 걸쳐 기이한 모습의 생명체가 목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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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과 오컬트에 대한 관심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 

소련의 초능력자 훈련에 관한 첩보를 얻은 미국 역시 CIA를 통해 초능력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인간의 투시나 미래 예측 능력 등을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었던 것이다.

때는 1985년, CIA의 초능력에 대한 1차 연구결과가 놀랍게도 '활용 가능성 있음'으로 보고된 그 어느 무렵...

미래 예측과 예언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초능력자들을 통해 "100년 후의 최신무기 설계도 투시"라는, 지금으로선 황당할 수도 있는 실험이 이뤄졌고, 수차례의 교차검증을 통해 가장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12명의 초능력자가 개별적인 투시실험을 반복한 결과 나온 결과는...

놀랍게도 원시적인 '석궁'의 설계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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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의 남자는 옆 집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소리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밤이면 울려펴지는 고양이 발정기 특유의 그 아기 울음소리 같은 왱알거림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과거 고양이를 키웠던 경험이 있기에 어지간하면 참으려 했지만, 2주일이 넘게 시달리자 이윽고 이성을 잃고 옆 집의 문을 두드렸다.


한참 후에야 섬뜩할 정도의 새하얀 얼굴로 문을 연 옆집의 여자를 보며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이 집의 고양이 때문에 아주 밤마다 잠을 못 자겠어요, 중성화 수술이라도 시키세요" 하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여자는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고양이를 못 키워요" 하는 퉁명스러운 대답과 함께 문을 쾅하게 닫아버렸다.


그리고 남자는 문이 닫히기 직전, 보고야 말았다. 그 방 안에 아기가 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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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기술발전이 이뤄진 근 미래의 어느 시기. 자신의 뇌를 온라인으로 업로드 한 후 사실상의 영생을 얻게된 수술을 실시한 한 부자.


가족들은 그가 지금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을지 기대하며 그와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여보?"


그러자 곧 그 목소리를 이해한 합성 보이스가 크게 울려 펴졌습니다.


"살려줘! 꺼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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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된 이야기다. 

학창시절, 집과 방향이 같았던 친구 A와 함께 수다를 떨며 매일 학교에서 집까지 함께 왔다. 

나    "다음 주 시험 말인데, 내일 같이 공부하자"
친구 "난 내일 드래곤 퀘스트1 발매일이라서 학교 땡땡이 칠 생각이야"
나    "너는 매일 밤새 게임을 하는데 어떻게 맨날 성적이 그렇게 좋아? 천재인가?"
친구 "나 사실은 미래 예지 능력이 있거든. 그래서 시험 따위 내용을 다 아는걸"
나    "야, 그런 능력이 있으면 말이야, 나같으면 경마로 떼돈 벌겠다"
친구 "하하, 농담이야"
나    "어쨌든 넌 대단해"

그 다음 주 시험에서 친구는 만점을 받았다. 얼마 전에서야 그 진실을 깨달았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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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촬영 등으로 유명해진, 정말 인형처럼 똑같이 생긴 일란성 미소녀 쌍둥이 소녀가 납치되었다. 


범인은 쌍둥이의 눈과 입을 막았다. 그리고 범인은 언니의 귓가에 헬륨을 마신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면 동생을 죽일거야"


또 범인은 여동생의 귓가에 헬륨을 마신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면 언니를 죽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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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24시간 방송이 보편화 되어 있지만, 내가 지방의 한 작은 방송국에서 일할 때만 해도 심야시간 방송이 끝나면 방송 송출이 끝나고 지지직 거리는 화면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시간 내내 방송국이 노는 것은 아니고,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나 비상상황에서의 속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철야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었다.

당시 나와 선배는 바로 그 '비상대기조'로서 한가롭게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우리는 너무 무료했던 나머지, 선배가 마침 구입했던 AV라도 함께 보자며 제안을 해왔다. 그래서 방송국 장비로 그 영상을 신나게 보고 있었는데...

AV를 재생한지 채 15분도 지나지 않아 방송국이 뒤집혔다. 

우리들만 봤어야 하는 영상이, 어처구니 없게도 실제 방송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수십 통의 항의전화가 방송국으로 걸려왔고 그 결과 나와 선배는 중대 문책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도 놀랍고도 무서운 것은,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그 지지직 거리는 화면을 켜놓고 보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Posted by 리라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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