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8.18 전화번호 (2)
  2. 2018.08.18 메이지 시대의 요괴, 쿠단(件)은 실재하는가
  3. 2018.08.18 심령스팟
전철을 타고 귀가 도중, 나는 갑자기 배가 아파서 중간 역에서 내려 화장실로 달려갔다.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은 순간, 운 좋게 비어있던 칸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는 엄청난 해방감에 젖어들었다. 정말 간발의 차였다.

아직 남아있는 잔변감을 처리하기 위해 두 번째의 파동을 기다리던 도중, 화장실 벽의 낙서들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욕설부터 꽤 공을 들인 것 같은 만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한쪽에 조금 눈길이 가는 낙서를 발견했다. 그것은 문 옆에 쓰인 한 전화번호였다. 그 아래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발신금지! 걸면 후회할거야" 

흔한 장난이지만, 꽤 진지한 글씨로 쓰여 있었다. 보통 때였다면 절대 걸 리가 없겠지만, 나는 엄청난 해방감 덕분에 조금은 과도하게 기분이 업 되어 있었어 발신자 표시가 되지 않게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옆 칸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라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얼른 대충 뒷처리를 마무리하고 허둥지둥 칸에서 나왔다.

민망하기도 하고 정말 기분 나쁜 장난이구나 싶어서 나와서는 벨소리가 울린 옆 칸을 바라보니, 바닥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 이거 어쩌지.


Posted by 리라쨩

일본 메이지 시대에 널리 알려졌던, 지금도 유명한 반인반수의 요괴 중 하나로 '쿠단(件)'이 있습니다. 한자를 파해해보면 알 수 있듯이 소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인면우의 요괴인데, 이 쿠단이 나타나면 큰 재앙이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쿠단(件)은 소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요괴의 이름으로, 암수 한 쌍이 동시에 세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이 요괴는 태어난 직후 인간의 말로 무언가 흉사가 일어날 것을 예언하
고 죽는다. 그 예언은 100% 적중하며 그 예언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흉사를 예언한 반대 
성별의 쿠단을 찾아내어 그 반대되는 예언을 듣는 방법 밖에 없다. 

에도 시대에 비교적 자주 출몰해 기근이나 지진, 화산분화 등을 예언한 바 있다고 하며
마지막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은 제 2차 대전 발발 직전. 일본의 패망을 예언했다고 한다.
괴담천국 내 자세한 소개 - 쿠단 : http://newkoman.tistory.com/60

그러나 2018년 6월, 한 트위터의 일본 유저가 이 쿠단을 목격했다는 섬뜩한 내용의 4컷 만화를 올렸습니다. 

만화는 밤길에 우연히 만난 아이의 얼굴이 붙은 4족 보행생물을 보고 경악하며, 재앙을 예언하는 반인반수 괴물 쿠단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내용인데요...

그 만화가 업로드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서 지방에 진도 6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서일본에서는 이상호우 등 전국적 이상이변이 계속되어 "역시 그건 쿠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소문이 뒤를 이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요괴 목격 전설은 에도 말기 시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부분 진위를 짐작하기 우려운 시시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쿠단만큼은 메이지 시대를 거쳐 쇼와 시대에 이르기까지 목격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매우 드문 유형의 요괴입니다.


쿠단의 사진 중 가장 유명한 1909년의 건

몸은 단순한 소일 뿐이지만, 얼굴은 새하얗고 날카로운 눈매에 가지런한 치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 대해 진위여부를 검토한 내용이 당시 '나고야 신문'에 사진과 함께 실린 바 있습니다. 이를 현대어로 번역해보면...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인면우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899년, 히젠 지방의 고토 지방(지금의 나가사키현 고토시)의 한 암소가 낳은 것으로, 현재는 박제되어 나가사키 야히로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 

녀석은 생후 31일이 되던 날 "메이지 37년(1904년)에 일본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 예언은 적중했다. 그렇다. 쿠단이다.

녀석의 말대로 일본과 러시아는 전쟁을 벌였고, 그것이 바로 '러일전쟁'이며, 쿠단의 말대로 러일전쟁은 1904년에 발발, 1905년에 종전되었다.

이 예언의 이야기는 나고야 신문의 기사가 전부로, 신빙성을 따지기는 어렵겠지만 쿠단에 대한 전설을 파헤치는 데에는 귀중한 증언임에는 분명합니다.

저 글의 제목으로 나와있는 '선수토산(「選手土産」)'은 나고야 신문의 기이한 이야기 전문 코너로, 그 다음 날짜 신문에는 아이누 민족의 사진과 아이누인의 칼럼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다음의 날짜에는 또 '미야기 현의 한 마을에서 머리에 뿔이 나고 입이 찢어진 악마의 아이가 태어났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고...) 

여기까지만 들으면 역시나 흔한 오컬트를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이야기로 끝이 나겠지만...


1921년 블라디보스토크의 건

다음은 아사히 신문의 1921년 (다이쇼 10 년) 10월 15일자 기사입니다.  

'소와 인간의 혼혈괴물 '쿠단'이 우라시오(浦鹽) 지방에서 태어나 충격'이라는 기사입니다. 우라시오(浦鹽)는 당시의 일본이 지금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음차해 부르는 단어로,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인 거리가 있어서 많은 일본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의 정보가 일본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살장에서 죽인 소 자궁에서, 반인반수의 반우 소년이 태어나 구경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블라디보스토크 건의 경우, 수의사의 코멘트까지 게재된 부분입니다.

수의사는 그 모습을 본 후 "유전자 문제로 우선 인간과 소의 혼혈은 절대로 태어날 수 없다. 그리고 애초에 소는 기형아가 태어나기 쉬운 동물이며, 소의 기형이 우연히 인간의 혼혈로 보일 뿐"이라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확실히 소는 스트레스와 기후 변화에 민감한 동물이라 기형아가 태어나기도 쉬운 동물로, 그런 것이 역사 속에서 '쿠단'이라는 괴물로 불리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목격건을 비롯하여, 단순히 소의 기형일 뿐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목격담(예언 등) 등도 있어서, 여전히 일본의 오컬트 팬들에게 주목받는 요괴 중 하나입니다.

Posted by 리라쨩

아는 선배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후쿠오카에 살고 있던 20대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한밤 중에 남자 둘, 여자 둘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던 도중, 한여름이기도 해서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 심령스팟에 가보지 않을래?" 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선배가 살던 지역에는 몇 군데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있었는데, 그 중에 진위는 불분명하지만 일가족이 살해된 곳이라 십여 년째 빈 집으로 남아있어서 젊은이들이 종종 담력게임을 위해 찾던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침 가깝기도 한 덕분에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만...


그때까지 자신만만했던 일행 중 한 여자가 갑자기 "그만두자" 라면서 얼굴이 새하얘지면서 무서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셋이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무서워진거야?" 하며 별로 신경쓰지 않고 웃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버려진 집이 가까워 질 수록 여자의 목소리는 "아 정말 싫다고!", "돌아가지 않을거면 나 내려줘!", "정말 어쩌려고 그러는거야!" 하고 조수석 헤드시트를 뒷좌석에서 두드리고 이성을 잃은 느낌으로 마구 울기 시작해서, 그 광기를 잃은 모습에 다른 셋은 멍해져서 결국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미안해서였는지, 추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지, 인근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기자 훌쩍훌쩍 울기 시작한 여자.


선배도 "괜찮아? 그렇게 무서워 할 줄은 몰랐어. 미안해. 무리하게 데려가려고 해서" 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그게 아니라..."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 집에서 있었던 사건의 생존자라고" 


그 집에서 일어난 사건은 실제 사건이었고, 당시 그녀는 매우 어렸기에 범인에게 발견되지 않고 그 충격적인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던 것입니다. 


어린이 되어 친해진 사이들이라 당연히 그런 사연을 몰랐던 선배 역시 경악했고, 이후 사이도 서먹해서 결국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합니다.

Posted by 리라쨩